백설공주 및 신델레라

< 신데렐라 >

옛날옛적에외동딸을둔홀아비가있었다.

딸에겐가정교사가있었는데, 그녀는가정교사를무척좋아했고,

가정교사도그딸을그만큼사랑했다. 마침내소녀의아버지는

재혼해서마음씨나쁜부인을맞았다. 부인은아름다운딸을비웃으며

매우냉정하게대했기때문에소녀는가정교사에게

" 오하나님, 나를사랑하고늘위로해주는당신이내사랑하는

어머니라면얼마나좋겠어요? "

하고불평하곤했다.

지졸라에게이런식의얘기를계속듣게되자가정교사는

" 내가시키는대로하면, 내가네엄마가될텐데... "

하고말했다.

가정교사는지졸라에게아버지가사냥갈때까지기다린다음, 다락방에

있는상자속에서지졸라의옜날옷들을가져다달라고계모에게

부탁하라고시켰다.

" 계모는네게상자뚜껑을들고있으라고할거야. 계모가상자속을

찾을때, 뒤로돌아가상자를닫으렴. 그러면그녀의목이부러질거야. "

지졸라는가정교사의지시대로살그머니뒤로가목에뚜껑을

꽝~! 닫아계모를죽였다.

아내가사고로죽었다고믿은아버지는지졸라를위로했다.

상당한애도의기간이지난후지졸라는가정교사의미덕을칭찬하며,

아버지에게그녀와결혼할것을권했다.

아버지는처음엔꺼려했지만마침내딸의청을들어주었다.

새계모인가정교사는처음엔지졸라에게아낌없는관심을주었지만

곧감추어두었던자신의여섯딸을당당하게데려왔다.

지졸라를저버린가정교사는아버지가친딸에대한모든사랑과애정을

거둘때까지, 자신의딸들을아버지의눈에들도록했다.

그때부터집안에서지졸라의위치는급속도로낮아졌다.

지졸라는침실에서부엌으로, 응접실의상석에서벽난로쪽으로,

비단과금빛의상에서헌옷으로, 영광의자리에서천덕꾸러기의신세로

내몰렸다.

애완동물처럼밤마다아궁이곁에웅크리고있었기때문에

지졸라는계모와의붓자매들에게 ' 고양이신데렐라 ' 라는이름으로

불렸다.

어느날지졸라의아버지는사업차사디니아로떠난다고말하면서

의붓딸들에게선물로무얼원하는가묻는다.

한딸은좋은옷, 또다른딸은머리를장식할보석, 남은할딸은

장난감을원한다.

아버지는뒤늦게친딸에게무엇을원하는지묻는다.

지졸라는 " 요정여왕에게제이야기를알려주시고혹시무언가

보내주실것이있는가를물어보세요. 그외에는아무것도

원치않아요. " 라고말한다.

아버지는사디니아에서일을처리하고집으로돌아오기전

요정여왕에게지졸라의청을전한다.

요정여왕은화분에담은대추야자, 황금빛물통, 그리고비단수건을

아버지에게준다. 아버지가돌아오자지졸라는나무를다시심고

황금빛물통으로정성스럽게물을주고, 비단수건으로

남은물기를닦아낸다.

얼마지나지않아나무는다자랐고그가지에서소원을들어주기로

약속한요정이나타난다.

어느날지졸라는왕자가신부를고르려고무도회를준비한다는것을

알게되었다.

지졸라는정말가고싶었다. 그러나적당한옷이없었다.

그래서의붓언니들이출발하기를기다렸다가나무에게달려가

나무요정이알려준마술주문을외웠다.

나무는금빛옷과진주와귀한보석으로만든목걸이를떨어뜨렸다.

지졸라는무도회에갈수있었고나무는잘생긴말과열두명의

시종도준비해주었다.

지졸라는왕궁에도착하여언니들을만났는데, 언니들은부러움에

차바라보았지만누구인지알아보지못했다.

지졸라가무도회장안으로들어갔을때왕자는그아름다움과

당당한태도에반해지졸라에게구혼했다.

그러나왕자가자신의천한환경을알면거부할것이두려워지졸라는

왕궁에서도망쳤다.

그다음은왕자가도망치다가구두한짝을잃은신비한공주를찾는다.

왕자는신발을주어들고는다음처럼찬양한다.

" 오아름다운촛대여, 나를태운초를잡고있구나! 내인생을

들끓게한아름다운솥의삼발이! 오아름다운의상! 이영혼을

사로잡은사랑의그물과연결된것! 나, 그대를감싸안고내가슴에

품으리. "

왕자는이것을실행할방법을알고있었다. 큰연회를열라고명령하고

왕국의모든여성이참여해야한다고공포한다.

구두에맞는발을가진처녀를찾기위해서라면어떠한비용도아끼지

않을작정이다.

오, 얼마나근사한연회인가? 얼마나즐겁고재미있는곳이었나?

그음식이라니! 과자와파이, 구운고기, 미트볼, 마카로니...

아마라비올리군대도먹이고남을거야.

부자건가난하건, 젊건늙건, 귀족이건평민이건상관없이

왕국의모든여성이초대되었지만구두가맞는사람은아무도없었다.

왕자는누군가빠지지않았나의심했다. 지졸라의아버지는

부엌화덕곁에사는딸이있다고고백하면서주목할가치도없다고

주장했다. 왕자는잔치를다음날까지연장하고모든여성이참석해야만

한다고선언했다.

다음날모든이가마음껏먹었을때왕자는다시연회의

모든여성에게구두를신어보라고명령했다. 한사람한사람씩

구두를신어보았다. 왕자가지졸라에게다가가자그녀의발은나방이

불에그러하듯이구두에꼭맞았다.

왕자는지졸라의팔을잡고상단의자기옆자리에앉기를청했다.

또모든백성에게왕비로서지졸라에게복종할것을명하며

머리에관을씌워주었다.

- Fin –

< 아셴푸텔 >

그림형제의 [ 신데렐라 ]는죽어가는어머니가딸을지켜보겠다고약속하는데서출발합니다.

숨을거두기직전어머니는소녀에게항상착하게살라고타이르고,

하늘에서소녀를돌봐주겠다고거듭약속합니다.

어머니가죽자아버지는재혼합니다.

집안에새부인이들어오는것은불쌍한신데렐라에게고된삶의

시작을알리는것입니다. 대부분의 [ 신데렐라 ] 에서처럼

새엄마는자기딸을더귀여워할뿐아니라의붓딸에게끊임없이

부엌일을시킵니다.

문제를더복잡하게만들기위해의붓자매들도불필요한일을시키며

신데렐라를괴롭힙니다.

그들은완두콩과콩을마루에흩어놓고는신데렐라에게주우라고하며

깔깔거리지요...

어느날신데렐라의아버지는시장에가려한다고말합니다.

그리고문을나서며딸들에게선물로무엇을원하느냐고묻습니다.

" 좋은옷! "

의붓딸중하나가말했습니다.

" 진주와보석! "

또다른딸이말했습니다.

" 신데렐라, 넌무엇을원하니? "

아버지가물었습니다.

" 집에오시는길에아버지모자에닿은첫번째작은나뭇가지를

가져다주세요. 그것이원하는전부에요. "

아버지는두의붓딸에게좋은옷, 진주와보석을가져다주었습니다.

또집에오는길에서푸른숲길을달릴때개암나무가지가

모자에닿았기때문에, 그것을꺾어집으로가져왔습니다.

집에도착하여아버지는의붓딸들에겐그들이원했던것을, 신데렐라에게는

작은가지를주었습니다.

신데렐라는아버지께감사를표하고어머니의무덤을찾아가

작은가지를심었습니다. 신데렐라가너무서글프게울어서눈물이그곳에떨어졌고

가지가자라더니아름드리나무가되었습니다.

신데렐라는하루에세번나무를보려고그곳에갔고

울면서기도했습니다.

그때마다하얀새가나무에서날아올라신데렐라가어떤소원을

말하기만하면무엇이든가져다주었습니다.

무도회가알려지자신데렐라는계모에게갈수있는지를물었습니다.

계모는신데렐라에게재속에흘린한접시의콩을두시간안에모두고른다면

갈수있다고합니다. 그일은할당된시간에마칠수없는것이었습니다.

그러나신데렐라는마술나무에사는비둘기를불러도와달라고부탁합니다.

비둘기들이한시간안에콩을골라내어신데렐라는 '불가능한' 일을완수합니다.

계모는물러서지않고신데렐라에게는적당한옷이없으니데려갈수없다고

합니다. 그리고두딸만데리고문을나섭니다.

집안에아무도없기때문에신데렐라는개암나무아래어머니의

무덤으로갔습니다. 그리고어린새가말한것을기억해내곤외쳤습니다.

" 내작은나무야, 펄럭이고흔들려라. 은과금을

내게떨어뜨려주렴~ "

그때나무속에사는새는은과금으로반짝이는드레스와

비단으로수놓은금빛구두한켤레를떨어뜨렸습니다.

신데렐라는서둘러그옷을입고축제에갔습니다.

( 무도회장면생략 )

신데렐라는이미삼일밤동안연속으로무도회에참석했고

매번왕자가그녀의진짜신분을알기전에가까스로빠져나왔습니다.

사흘째밤에왕자는신데렐라를잡으려는마음에서궁전계단위에

역청을바릅니다.

신데렐라대신왕자는구두한짝을잡게됩니다.

그리고구두에맞는여인을아내로맞이한다는선언후

신데렐라가살고있는집에왕자의신하들이도착했을때,

계모와그딸들은문에서그들을맞이합니다.

딸들은각자신발이맞을거라고확신해서구두를신어보는것을

기뻐합니다. 계모가문밖에서기다리는동안언니가신을

신으려고방으로갑니다.

얼마안있어문제가생깁니다.

큰딸은구두가너무작아엄지발가락을구두에넣을수가

없었습니다.

큰딸의어머니는칼을주면서말했습니다.

" 자, 발가락을잘라라! 여왕이되면, 걸어다닐일이없을테니까. "

그래서큰딸은발가락을자르고발을구두에구겨넣은다음,

아픔을감추고왕자에게갔습니다.

왕자는신부가될사람과함께떠났습니다. 그들이신데렐라

어머니의무덤곁을지날때,

개암나무덤불속에서두마리의비둘기가외쳤습니다.

" 돌아보고살펴봐라, 돌아보고살펴봐라.

구두안에피가있구나.

구두는그녀에게너무작구나.

진짜신부가그대를기다리네. "

왕자는구두를내려다보고는구두안에서피가새어나오는것을봅니다.

말을돌려다시신데렐라의집으로돌아가다른딸이구두를신어봐야

한다고주장했습니다.

( 둘째딸도발꿈치를자르는것외에는동일한패턴 )

" 이여자는아니요. 다른딸이없고?"

왕자는물었다.

" 없어요. 죽은처의소생인더러운신데렐라뿐입니다.

그애는신부감이못되요. "

라고아버지가대답했다.

왕자는불러오라고명령했지만계모는대답했다.

" 오, 안돼요! 그애는너무더러워요. 그애를보여줄순

없어요. "

그러나왕자는그녀를데려오라고했고신데렐라는나와야만했다.

아래층으로내려가기전신데렐라는손과얼굴을아주깨끗이닦았다.

그리고자신에게금빛구두를내미는왕자에게갔다.

신데렐라가의자에앉아무거운나무신에서발을꺼내

금빛구두에밀어넣자구두는완벅하게맞았다.

신데렐라가일어섰을때, 왕자는얼굴을들여다보고

자신과함께춤추었던그아름다운처녀임을알아보고는외쳤다.

" 이사람이바로그신부요. "

계모가두딸은너무놀랐고, 왕자가말앞자리에신데렐라를

태우고떠날때는분노로얼굴이창백해졌다.

그들이개암나무를지날때두마리의흰비둘기가

신데렐라를따라와서그녀의어깨오른쪽에한마리,

그리고왼쪽에한마리가앉은후계속머물러있었다.

결혼식날두의붓자매는완자와신부의환심을사고싶어하면서

예식에참석한다. 그러나신데렐라의보호자인두새는

아직그들을용서하지않는다.

결혼식행렬이교회로들어갈때큰언니는오른편에,

작은언니는왼편에서걸었다.

그들이지나갈때비둘기가두사람의눈을하나씩쪼았다.

그들이되돌아나올때큰언니는왼편, 작은언니는오른편에

있었고, 비둘기들은그들의다른한눈을파냈다.

그들은사악함과거짓때문에남은여생동안장님으로살게되었다.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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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사.악.한.마.녀.가.공.주.의.친.어.머.니.였.다

 

 

왕비는복도모퉁이에몸을숨기고기다리고있었다. 촛대의희미한불빛이길게이어져있는복도

를어렴풋이비추고있다.

그때복도를스치는듯한발소리가들려왔다. 망토로얼굴을가린남자가걸어오고있었다.

왕비는즉시그가왕이라는사실을알았다.

왕은주위를두리번거리더니아무도없다는것을확인하고는어느방앞에멈추었다.

그리고문을열자마자마치빨려들어가듯안으로들어갔다. 왕비는그방을주시하며복도그늘에우두커니서있었다.

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것일까. 방안을들여다보고싶지만그런행동은용서받을수없는죄였다. 왕비는잠시동안마음속의죄의식과싸웠다. 그러나결국초조한마음과호기심이죄의식을억눌러버렸다.

왕비는무서운악마에게이끌리듯, 왕이발소리를죽이고들어간방앞으로다가가허리를구부리고열쇠구멍을통해서실내를들여다보았다.

희미한달빛을받아드러난실내에는침대가놓여있고, 침대위에는한소녀가앉아있었다. 침대옆에서있던왕이소녀의몸을끌어안더니뜨거운키스를퍼부었다. 아직어린소녀의얼굴에는행복한미소가감돌았고, 절반쯤벌어진입술사이로다람쥐처럼귀여운이가흘긋드러나보였다.

왕은왼팔로소녀를끌어안으며오른손으로소녀의잠옷을벗기기시작했다.

이윽고소녀의하얀나체가조금씩드러나면서달빛을받아희미하게부각되었다. 보일듯말듯부풀어오른가슴, 아직숲이이루어지지않은둥근둔덕, 그아래로이어져잇는인형처럼늘씬한두다리...

왕비는더이상지켜볼수가없어열쇠구멍에서눈을떼었다. 그때까지의긴장감이풀린탓인지, 아니면절망감때문인지, 갑자기온몸에서힘이빠져나가면서맥없이바닥으로무너져내렸다. 남편이바람피우는모습을본아내의슬픔... 누구라도그렇게보였을것이다. 그러나그보다더비극적인것은남편의바람상대가두사람사이의친딸이라는점이었다.

 

눈이내리고있었다. 왕비는흑단나무창틀이끼워져있는창가에앉아바느질을하고있었다.

이나라로시집을온지벌써 10년, 왕비는높은신분은아니었지만그미모에매료된왕의끈질긴요청으로결혼해왕비가되었다.

결혼한이후한동안왕은마치제정신을잃은사람처럼왕비를사랑했다. 왕비가시종에게눈길을주거나신하들과이야기를나누는것만으로도심하게질투를했다. 결혼전에어떤귀족이왕비를짝사랑했던문제로밤새도록왕비를추궁한적도있었다.

그러나행복은오래가지않았다. 그시대에는다른나라와의전쟁이일상적인일이었기때문에왕은성을비우고전쟁터에나가있는경우가더많았다. 성에혼자남겨진왕비는고독했다.

시녀들에게둘러싸여하는일없이지내는나날이이어졌다.

사람들의소문이나험담, 화장과드레스에관한이야기... 여자끼리의화제는시시한것들뿐이었다. 그런대화의중심에서왕비는밝은모습을보이기위해최선을다했지만마음은늘고독했다.

그러다보니왕비의유일한즐거움은자기방에혼자틀어박혀시집올때가져온마법의거울을꺼내어들여다보는것이었다. 왕비는때로그거울을보며이런질문을했다.

 "거울아거울아,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누구니?"

 "그건왕비님당신이에요.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

거울의대답을들을때마다왕비는안도의숨을내쉬었다.

풍부한갈색머리카락, 오똑하고단정한이목구비, 대리석같은하얀피부... 하얀피부를소중히여긴왕비는프랑스에서수입한처방에따라여러종류의약초로만든파프(연고처럼생긴찜질약)로매일아침마사지를했다. 그러나시간이흐름에따라왕비의미모에도그늘이드리워지기시작했다. 피부가늘어지고눈가에주름이잡혔다. 왕과의사랑에도점차정열이사그라져갔다. 왕은그런왕비에게조금씩싫증을내기시작했다.

왕이어느귀족의딸을총애한다는소문이왕비의귀에들려왔다. 왕이성을자주비우는이유는전쟁때문만이아니었다.종종그아가씨를만나러가기도했던것이다.

왕은소녀를좋아했다. 왕비도그나라로시집올때열다섯살의젊은소녀였다. 왕은비녀라기보다는미소녀라는표현이더잘어울리는왕비의미숙한아름다움에도취되었다.

왕은풍만한가슴이나히프에별로흥미를보이지않았다. 소년처럼늘씬하고매끄러운다리, 군살이붙어있지않은탄력있는히프, 갸름하고단아한얼굴... 왕비의그런중성적인아름다움의왕을매료시켰던것이다.

그당시에나이어린소녀의결혼은보기드문일이아니었다. 열살정도의나이에다른나라로시집간공주가얼마든지있었다. 또한남편으로서의왕자도성적으로미숙해서, 부부관계에는관심도없이둘이서장난만쳤다는이야기도전해진다. 그러고보니지금왕이총애하고있는귀족의딸도열네살이되지않은소녀라는소문이었다.

왕비에게는커다란약점이하나있었다. 결혼한지 10년째인데도아직아이가없다는것이다.

왕비는한숨을내쉬며창밖으로얼굴을내밀었다.

그순간바늘에손가락이찔리면서새빨간피가눈위로떨어졌다. 새하얀눈을물들이는선혈의붉은빛의눈부실정도로선명했다. 그모습을바라보는왕비의뺨이붉게달라올라여느때보다도더아름답게보였다.

 "아이를낳고싶어. 이눈처럼새하얀피부, 피처럼새빨간입술, 그리고흑단나무처럼새까만머리카락을가진아이를..."

아이가태어나면왕의마음을다시사로잡을수있을것이다. 아니, 그렇게까지는되지않더라도후계자의어머니로서왕비의자리에서쫓겨나지는않을것이다.

 

 

 

왕비의소원이신에게전해졌는지그로부터얼마지나지않아왕비는임신을했고, 마침내아이를낳았다.

왕비가원한대로눈처럼하얀피부와피처럼새빨간입술, 흑단나무처럼새까만머리카락을가진여자아이였다. 아이는백설공주라는이름으로불리게되었다.

왕도기분이좋아왕비의 '공적'을칭찬하여화려한보석과드레스를선물했다. 왕비의출산을학수고대했던왕은이왕이면사내아이를낳았으면더좋았을것이라고불평을하기도했지만, 왕비는못들은척했다.

아이는무럭무럭자랐으며, 아이를좋아하는왕은틈만나면함께놀아주었다. 애인을찾아가는횟수도줄어들었고아이를보기위해왕비를찾아오는일이많아졌다. 왕비는만족했다. 아이로인하여왕이다시자기에게돌아왔다고생각했다.

아기가성장함에따라왕비는아이의머리를묶어주고옷을만들어주는것을즐거움으로삼았다.

백설공주는부모의사랑을듬뿍받으며아무런탈없이잘자랐다. 그리고나이를먹을수록왕비를닮은미모를갖추었다. 왕비는그런공주가자랑거리였다. 사람들이공주의아름다움을칭찬할때마다자기가칭찬받는것처럼기뻐했다.

 그러던어느날, 왕비는묘한기분을느꼈다. 공주를바라보는왕의눈이남자가여자를보는눈처럼이상하게느껴졌다. 공주의드레스위로드러난새하얀피부를바라볼때, 스커트아래의맨발을바라볼때, 왕의눈에욕망의빛이반짝이는듯했다.

일찍이근친상간은현대인이생각하는것만큼특이한행위가아니었다. 이집트의여왕클레오파트라도동생과결혼했고, 16세기이탈리아의귀족프란체스코첸치도미모의딸을방에가두어두고강간했다.

 그리고며칠후, 왕비는우연히공주의침실로들어가는왕의모습을발견했고, 열쇠구멍을통해그들의정사장면을목격한것이다.

  

 왕은거의매일밤공주의침실을드나들었다. 당연히왕비의방에는발걸음이끊어졌다. 예전처럼다시고독에빠진왕비는딸에대한연민과질투사이에서고민했다. 사랑하는딸의육체가남편의짐승같은욕망에더렵혀진다는연민과남편의애무에음란한신음소리를내뱉는여자가딸이아닌자기이기를바라는질투...

 그러나그고민은오래가지않았다. "남자를아는여자.." 그렇게생각하자지금까지사랑스럽기만했떤딸이갑자기불결한동물처럼느껴졌다. 지금까지백옥처럼아름다웠떤매끄러운피부가갑자기손도대기싫은더러운것으로느껴졌다.

 "복장이그게뭐니? 몸을훤히드러내고."

언제부터인가왕비는공주에게쓸데없는잔소리를늘어놓기시작했다.

 "몸가짐을조심해야지. 너는이나라의공주야."

몸매를강조하는드레스를입거나부드러운비단양말을신고기뻐하는공주를바라보면서왕비는

인상을찡그리며꾸짖었다. 그러자지금까지는어머니에게순종만했던공주가갑자기반항적인태도를보였다.

 "엄마는보는눈이없어요. 엄마같은생각을갖고있으면시녀들과대화를할수없다구요. 지금파리에서어떤옷이유행하고있는지아세요? 왕족이나귀부인들뿐만아니라일반서민들까지도이런스타일로거리를돌아다닌다구요."

도톰한입술을움직이며깜찍한말투로이야기하는공주의얼굴이전에는사랑스러워서견딜수없을정도였는데, 이제는얄미워서견딜수가없었다.

 이런식으로공주는빠르게변해갔다. 공주의몸에서남자와함께밤을보낸여자들특유의불결한냄새가나는것같았다. 공주의몸이남자의애무에익숙해짐에따라점차사랑의기술이늘고있다는사실을왕비는분명하게간파할수있었다.

 어느날, 무엇이원인이었는지는확실하지않지만왕비와공주가말다툼을하게되었는데, 그때공주는건방진말투로이렇게말했다.

 "여자는남자에게사랑을받아야해요. 남자에게사랑도받지못하는사람이뭘알겠어요?"

 "사랑받지못한다고?"

 왕비의얼굴색이변했다.

 "그래요. 아빠는엄마를사랑하지않아요. 엄마같은여자는이제질렸대요."

 남자에게사랑받고있다는확신을갖고있는여자의강인함. 왕비는반박할말이없었다. 예전에는그녀도그런강인함을갖추고있었다. 그러나지금은예전의젊은미모를잃어버리고자신감을잃어가는초라한여자일뿐이었다.

왕비는공주에게여자로서의질투를느끼고있는자신을알고있었다. 백옥같은피부, 도톰한장밋빛입술, 군살이전혀없는날씬한몸매...그것은모두왕비가이미잃어버린것들이었다.

그와는달리그모든것을갖추고있는공주는남자의사랑을받는다는자신감에차있는여자로서당당히왕비앞에서있었다.

 

 이제왕은체면도잊은채백설공주에게빠져있었다. 극장이나음악회등어떤곳에가더라도백설공주를데리고다녔다. 원래는왕비가있어야할자리에어린백설공주가있었다.

 백설공주는공단리본으로테를두른드레스와고래뼈로부풀린스커트를차려입고서왕옆에어른처럼앉아있곤했다. 그광경은당연히사람들의눈길을끌었다. 예를들어왕이극장에도착하면사람들이모두일어나서왕을맞이하는데, 왕과백설공주가아주태연한모습으로들어서서이층정면의좌석에앉으면, 사람들이정중하게머리숙여인사를하면서서로의미심장한표정으로바라보며낮은목소리로소문을교환했다.

 하지만당사자인왕과백설공주는아무것도모르고있었다.

 각국의대사들이왕을알현하는자리에서도왕옆에는언제나백설공주가앉아있었다. 그모습을보고대사들은당황하지않을수없었다. 대사가어쩔줄몰라망설이고있으면왕이공주에게눈짓을보냈다. 그러면공주는그에답하여한쪽눈을찡긋감아보이고미소를지으면서천천히자리를피해주었다. 이런모습을지켜보는각국의대사들은두사람의눈짓교환이무엇을의미하는지충분히이해할수있었다.

 그때부터왕에게부탁할일이있으면우선백설공주를찾아가는것이대사들사이에상식이되었다. 보통사람들에게는존경의대상이자두려움의대상인왕을마음대로주무를수있는유일한사람이어린백설공주라는사실을사람들은자연스럽게인식하게되었다.

 시간이흐를수록오만해진백설공주는왕까지도자기뜻대로다루기시작했다.

 어느날밤늦게음악회에서돌아온백설공주가지친몸으로침대에걸터앉자왕이즉시무릎을꿇고공주의다리에서비단양말을벗겨냈다.

 얇은비단양말이벗겨지자마치껍질을벗긴삶은달걀처럼매끄러운다리가드러났다. 왕은재빨리그발끝을입에물고정성스럽게애무한다음점점대퇴부쪽으로입을옮겨갔다.

 "이제그만하세요. 귀찮아요. 졸립다구요."

 백설공주는싫증을느끼는듯하품을하면서왕의애무를거부했다.

 "부탁이다. 조금만더. 어제도그냥잤으니까오늘은..."

 "싫어요. 정말졸립다니까요. 내일해요."

 공주는냉정하게잘라말하고서몸을돌려누워버렸다. 왕도공주앞에서는특별한존개가아니었다. 그는이제충족시킬수없는욕망을끌어안고어린딸에게농락당하는초라한늙은이에지나지않았다.

 "제발그러지말고한쪽다리만이라도..."

애원하는왕에게공주는한쪽다리를내밀었다. 왕은필사적으로그다리를애무했다.

 "이번에는이쪽."

왕의요구에백설공주는다른쪽다리를내밀었다. 왕은미친듯이그다리를끌어안고애무를되풀이하였다. 그야말로비참한모습그대로였다.

공주의오만함은여기에서끝나지않았다. 이번에는마음에들지않는시종과시녀들에대한험담을늘어놓았다.

 "프랜츠는저를보는눈빛이마음에들지않아요. 전에도한번주의를준적이있는데, 제말에는귀도기울이지않아요."

 "클라라는다림질을제대로할줄몰라요. 스커트뒤쪽이주름투성이여서귀부인들앞에서얼마나창피했는지몰라요."

 "헬레나는모든일이서툴러요. 신발을신길때뒤꿈치가벗겨진적도있어요. 한번혼좀내주세요."

 공주가그렇게험담할때마다왕은그시종이나시녀를해고시키거나벌을주었다. 때로는백설공주앞에서그들에게채찍질을하기도했다.

 한번은밧줄에묶인시종이왕과백설공주앞으로끌려나왔다. 왕의명령에의해시종의옷이벗겨지고등이훤히드러났다. 채찍이사정없이그등을내리치자새하얀피부에검붉은상처가나타났다. 백설공주는그모습을즐거운표정으로바라보았다.

 어떤시종은백설공주의기분을나쁘게만들었다는이유로발가벗고서성안을돌아야했다. 또어떤시종은벌거벗긴채밧줄에묶여깃털로온몸을간지럽히는벌을받아야했다. 또어떤시녀는신발을제대로신기지못했다는이유로발바닥을인두로지지는벌을받아야했다.

 어린아이처럼백설공주의오만은한계가없었지만, 왕은그런변화를오히려즐겁게받아들였다. 어쩌면사라져가는자신의젊음을백설공주를통해서간접적으로느끼고싶었는지도몰랐다. 아니면애완동물을키우듯어린공주를키우는것에서즐거움을느끼고있었는지도몰랐다.

  

 "오늘도시종한스가사람들이지켜보는앞에서벌거숭이가되어채찍질을당했다고합니다. 불쌍하게도등이새빨갛게부어올랐는데, 한동안은엎드려서지내야하는중상이라고합니다."

 한시녀가여느때처럼거울앞에서왕비의머리를손질하면서성안의동정을전해주었다.

 "세상에. 어떻게한스까지.."

 왕비는어이가없었다.

 "대체전하는무슨생각을하고계시는것이지? 어린아이가하자는대로다들어주시다니."

 어떻게든손을써야한다. 이대로두면이성은엉망이되어버린다. 왕과백설공주의관계를이제이성의모든사람들이알고있다. 관리들의인사문제까지공주의뜻에의해이루어지고있다. 그뿐만아니라죙벗는사람들이공주의기분에따라이유도없이고문을당하고있다.

모든것이공주의뜻에의해이루어지고있고, 아직어른들의세계가무엇인지도모르는어린아이의장난기에의해모든것이결정되고있다. 더이상내버려둘수가없다. 이대로내버려두면왕비로서의지위까지위험해진다.

시종이나가자왕비는여느때처럼거울에비친자기의모습을바라보았다. 눈과코그리고입술. 그녀는눈동자를천천히이동하면서어느한부분도빠트리지않고하나하나확인해갔다. 눈가에깊이파인주름. 탄력을잃은피부. 보기싫게드러나있는갈색반점들나이가확실히그녀의미모를갉아먹고있었다.

 모든방법을시도해보았다. 요술사가권하는약초. 향유. 온천과진흙목욕. 그리고살아있는동물의피... 그러나그어떤것도도움이되지않았다. 마치고행을하듯정성스럽게다듬어온아름다움. 아직은완전히시들지않았찌만. 만약그렇게된다면어떻게살아야할까?

 왕비는절망속에서뭔가탐색하듯거울에질문을던졌다.

 "거울아.거울아.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누구니?"

그러자거울은이렇게대답했다.

 "이곳에서는왕비님당신이가장아름다워요. 하지만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백설공주.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백설공주예요."

더이상참을수없다. 백설공주만없어진다면모든것이다시보장된다. 제정신을잃은왕비는그런무서운생각에사로잡혔다.

마음을먹었으면즉시실행하는것이좋다. 그러나어떻게죽여야할까. 독약을먹이면간단한데구하기가어렵다. 목을졸라죽일수도있지만마지막순간에모성애때문에손에서힘이빠져버릴우려가있다.

왕비는여러모로망설인끝에실력이아주뛰어난사냥꾼한명을불러들였다.

 "공주를숲속으로데려가서없애버려라. 그리고그간과폐를꺼내와라."

그당시사람들은숲을매우신비한느낌을주는곳으로생각했다. 무서운괴수와짐승들이살고있으며. 한번들어가면다시는나올수없는곳이라고알고있었다.

 "숲으로놀러가시는게어떻겠습니까. 공주님. 재미있는것들을보여드리겠습니다."

 사냥꾼이달콤한말로유혹했지만공주는뭔가눈치를챈듯싫다고고개를저었다. 그러자사냥꾼은강제로공주의손을잡고숲으로향했다. 하지만숲으로가는도중에사냥꾼은문득공주가불쌍하다는생각을하였다.

 "이렇게귀엽고순진한아이를어떻게..."

 신분이높은사람들의생각은전혀짐작할수가없었다. 딩시엔태어나자마자병에걸려죽어가는아이들이많았기때문에아이가태어나면보물처럼소중히키웠다. 그런데왜신분이높은사람들은그렇게귀한자식을단순히성가신존재로여기는것일까? 사냥꾼은왕비의뜻을이해할수없었다.

 "저를원망하지마십시오. 왕비님의명령이기때문에저는어쩔수없습니다."

 그렇게말하며칼을뽑아드는사냥꾼을향해백설공주는무릎을꿇고목숨을구걸했다.

 "제발살려주세요. 목숨만은..."

 공주의뺨을타고흘러내리는눈물을보자사냥꾼의손에서힘이빠져나갔다.

 '공주는아직어린아이야. 굳이내가죽이지않더라도이깊은숲속에서살아날수는없어. 아마무서운짐승에게목숨을잃을거야. 그래, 굳이내손으로죽일필요는없지.'

 마음을바꾼사냥꾼은칼을거두고공주를숲속에풀어준다음, 공주대신산돼지한마리를죽여간과폐를꺼내들고성으로돌아왔다. 기다리고있떤왕비는사냥꾼이내미는싱싱한장기들을보고자기도모르게비틀거렸지만, 애써마음을가라앉히고냉정한표정을지어보였다.

 "잘했다. 공주는저항하지않았느냐?"

 "네. 공포에질려서울음소리도내지못했습니다. 그래서단칼에..."

 "그래,수고했다. 내너에게상을내려주마."

그렇게말하고서왕비는심복을불러사냥꿈을그자리에서죽여버렸다. 물론입을막기위해서였다.

 왕비는사냥꾼이가져온장기들을새삼스런눈길로바라보았다. 붉은색을띠고있는그장기에서아직따뜻한온기가느껴졌다.

 '이것이바로그토록나를괴롭혔던젊고아름다운백설공주의...'

 당시에는젊은여자의간을먹으면그젊음을자기것으로만들수있다는소문이있었다. 왕비는잠시주저했지만, 그장기들을숲속에서붙잡은동물의장기라고속이고요리사에게소금을무쳐오라고명령했다.

그땐인육을먹는것이드문일이아니었다. 중세유럽에서는기근이자주발생했는데, 특히 13-14세기동안에는날씨에의한대규모의기근이자주발생했다. 그결과사람들이마을을버림으로써많은마을이폐허가되었다.

식량이부족하여빵을구하려는사람들이농촌에서도시로밀려들었다. 그러나그많은사람들이먹을수있을만큼빵이충분하지않았기때문에. 처참한모습으로야윈사람들은길이나광장에서힘없이죽어갔다. 그리고살아남은사람들은그시체를먹었다.

잠시후시녀가음식을가져왔다. 왕비는잠깐동안머뭇거리다가조심스럽게그음식을입으로가져갔다. 새빨간피가흘러내리자눈을가늘게뜨며그것을혀로핥았다. 음식을깨물면서왕비는문득백설공주의모든것을자기것으로만들었다는기묘한만족감을느꼈다.

 

 

백설공주는두려움에젖어흐느끼면서필사적으로숲속을헤맸다.

아, 그동안얼마나어리석었던가. 아버지의사랑과귀여움에도취되어어머너의마음은전혀아랑곳하지않았다.

 '설마어머니가친딸인나를, 여자가여자를보는눈으로지켜보고있었을줄은꿈에도생각하지못했어. 아, 어머니가나를그토록죽이고싶을정도로증오하고있었을줄이야... 모든것은아버지의사랑을독차지하고있다는이유에서마음놓고응석을부린나때문에발생한거야.'

어딘선가짐승의울음소리가들려왔다. 바람이지나가면서나뭇가지들을흔들었다. 밤이깊어가자나뭇가지가유령의얼굴처럼눈앞을가로막았다.

너무무서워서공주는졸도할것같았다. 그저정신없이눈물을흘리며산을넘고또산을넘었다. 그렇게초인적인힘으로공주는어느새일곱개의산을넘었다.

그때눈앞에한줄기빛이들어왔다. 남은힘을모두쥐어짜서그곳으로다가가자돌로지어진작은집한채가나타났다.

 사실그곳에는일곱명의난쟁이들이살고있었다. 그곳에서그들은땅속에묻혀있는금과구리등의광물을캐내어무기를만드는일을하였다.

백설공주가문을열고들어가자방에는작은식탁이있고, 그위에는작은접시일곱개가가지런히놓여있었다. 그리고귀여운나이프와포크, 스푼, 글라스를이각각일곱개씩정리되어있었다. 벽쪽에있는일곱개의작은침대는하얀시트로덮여있었다.

 배가고팠떤백설공주는일곱개의접시에담겨있는빵과고기를먹고글라스안에들어있는와인을마셨다. 그리고어느정도배가부르자잠이몰려왔다. 피곤했던공주는침대에눕자마자곧바로잠이들어버렸다. 침대는백설공주의키와딱맞는크기였다.

밤이깊어지자집주인인일곱명의난쟁이들이돌아왔다. 그런데웬귀여운소녀가침대에서잠을자고있는게아닌가. 식탁위의빵과고기에도손을댄흔적이있었다.

 "이런, 귀여운소녀잖아!"

난쟁이한명이소리쳤다.

 "쉿, 그냥자게내버려둬. 깊이잠든것같은데."

 아침이되어잠에서깨어난백설공주는일곱명의난쟁이들을보고깜짝놀랐다. 키는자기와비슷하지만머리에는하얀머리카락이섞여있고피부도중년특유의메마른느낌을주었다. 그러나부드러운눈빛을가진사람들이었다.

어떻게해서든이사람들의마음에들어이곳에서머물러야한다.

재빨리지혜를짜낸공주는사정을설명했다. 마음이고약한어머니가자기를죽이려했지만, 그명령을맡은사냥꾼이자기를불쌍하게여겨목숨을구해주었다는내용이었다.

 공주의이야기를들은난쟁이들은믿을수없다는표정을지었다. 친딸을죽이려는어머니가있을리없다. 그러나이렇게귀여운소녀가거짓말을할리도없다는점을생각할때뭔가사정이있는듯했다.

 "마음놓고이곳에머물러도돼."

 난쟁이들은입을모아백설공주에게말했다.

지금까지여자라고는구경도할수없는세상에살고있던난쟁이들은갑자기눈앞에나타난귀여운소녀를보고하릴없이늙어만가는자기들의미래가순식간에밝아지는듯한느낌을가졌다. 그때까지체념속에서살아온난쟁이들은이행복이언제까지나이어지기를마음속으로기도했다.

 "그대신너는집안일을해야돼. 청소, 빨래, 바느질, 요리, 방정리등등. 우리는남자이기때문에집을깨끗이정리할줄모르지만, 너는여자이니까틀림없이잘해낼수있을거야."

 백설공주는기뻐하며고개를끄덕였다.

 그날부터그녀와난쟁이들의기묘한동거생활이시작되었따. 당시에는밖에서일하는남자의역할과집안을돌보는여자의역할이분명하게구분되어있었기때문에백설공주는자연스럽게집안일을담당했다.

지금까지최고의대우만받으며살아온공주의입장에서볼때청소나빨래, 요리등은쉬운일이아니었다. 하지만공주는열심히노력하며조금씩배워나갔다. 그결과가만족할만한수준은아니었지만난쟁이들은특별히불평하지않았다.

 집에사랑스런소녀가있다는것만으로도그들은활기를느낄수있었다. 각자말로는표현하지않았지만그들에게는이아이를영원히잃고싶지않다는, 누구한테도빼앗기고싶지않다는, 반드시자기들이지켜주어야겠다는묵시적인양해가있었다.

 "우리가집을비운동안에는문단속을잘해야한다. 누가찾아도느절대로문을열어주면안돼."

 난쟁이들은순진한백설공주에게단단히주의를주었다. 어느틈엔가난쟁이들은공주의아버지가된듯한기분에사로잡혔다. 백설공주도아버지와의관계를통해서남자들에게그런대접을받는일에는익숙해져있었다.

 언제부터인가공주는번갈아가며난쟁이들의잠자리상대도하게되었다. 보통소녀라면당연히싫어할메마른피부와짙은노인냄새에익숙해있었기때문에백설공주는특별히싫다고생각하지않았다.

 그러던어느날문득아버지가생각났다. 그날도공주는난쟁이와잠자리를함께했는데, 그의껄끄러운수염이아버지를생각나게했던것이다.

 첫날밤은두려움에떨기만했다. 겉옷이벗겨지고속옷이벗겨질때도, 거친아버지의손에가슴과하복부를내맡겼을때도백설공주는말없이떨고만있었다.

 "싫어요. 아빠, 그만해요"

 보통때라면이렇게말했을테지만그때는그런말을할수가없었다.

 무엇인가두렵고부끄러운일을당하고있는듯한느낌이었다. 그리고처녀막이파열될때의공포와통증....

 그러나그후아버지는부드럽게피를닦아주고따뜻하게안아주었다. 그날밤은아버지의팔에안겨잠들었다. 수염의거친감촉과어른특유의체취... 모든것이이제는그리운추억이었다.

 "아,아빠..."

 절정에이르자백설공주는자기도모르게교성을질렀다.

 그순간난쟁이는흠칫동작을멈추었다. 그동안궁금하게여긴의문이비로소해결된느낌이었다. 공주가어째서어머니의미움을받아살해될상황에몰린것인지, 어째서이렇게귀여운소녀에게그나이에어울리는순수함보다어른에게서나느낄수있는불건전한색기가흐르고있는것인지...

  

성에서는왕비의새로운생활이시작되었다.

자기딸을죽였다는사실때문에죄의식에시달리기는했지만, 그보다는마침내라이벌을제거했다는안도감이더강했다.

 '이제나에게서왕을빼앗아갈사람은아무도없다. 왕은다시나만을사랑할것이다.'

원정에서돌아온왕은공주가없다는사실에깜짝놀라더니이내슬픔에잠겼다. 왕비는눈물을흘리며왕에게매달렸다.

 "숲속을산책하고있었는데갑자기커다란짐승이덤벼들어서도망쳤어요. 하지만공주는돌부

리에옷자락이걸려넘어지는바람에그짐승에게잡아먹혔어요."

왕비는바닥을치며통곡했다. 자기딸의불행을바라는어머니가어디에있을까. 왕은왕비의말을믿었다.

 혼자방에있을때면왕비의머리속에서백설공주의귀여운얼굴이되살아났다. 왕비는그때마다고개를흔들어그런생각을떨쳐버렸다.

 '나에게는왕과의생활이있다. 여자로서왕에게사랑받는것. 내가바라는것은그것뿐이다. 그리고이제바라던대로뜻을이루지않았는가...'

왕비는밤마다왕의애무에탐욕스럽게몸을맡겼다. 육욕에심취하는것으로자신이범한죄의공포를잊으려했다. 왕은지금까지볼수없었던왕비의격렬한행동에놀라기는했지만그점에대해서는굳이말로표현하지않았다. 그런행동은딸을잃은슬픔때문이라고받아들였다. 그리고그런왕비가가련하게느껴져자기도최선을다해그격렬한욕망에응했다.

 그러나그것도잠깐. 다시왕에게새로운애인이생겼다는소문이왕비의귀에들어왔다. 자기자식을해치면서까지되찾은왕의사랑. 그것을되찾았다는생각은오판이었는가? 결국은아무런이익도없는살인을저질렀을뿐인가?

어느날밤, 왕이찾아오지않아무료한시간을보내던왕비는문득거울앞에서서질문을던졌다.

 "거울아거울아.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누구니?"

 "왕비님, 이곳에서는당신이가장아름다운사람이예요. 하지만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

은일곱개의산너머에살고있는백설공주예여."

왕비는새파랗게질려거울을떨어트렸다. 죽었다고생각한달이아직살아있다니...

왕비는공포에몸을떨었다.

 "딸은언젠가이곳으로찾아와자기를죽이려했던나를고발할것이다. 그러면왕이나를절대로용서해줄리가없다."

 이제살인은왕비의강박관념이되어버렸다. 지금까지는오직왕에대한질투가원인이었지만, 이제부터는생가가달린문제였다. 누가이싸움에서살아남느냐... 그것은남자를둘러싼어머니와딸의영원한투쟁이었다.

 '더이상다른사람에게부탁할수없다. 내손으로직접해결해야한다.'

 그렇게결심한왕비는얼굴에안료를바르고누더기를걸쳐입고서비단으로만든선명한색깔의가슴끈몇개를바구니에담아성을빠져나왔다.

 가슴끈은옷위에서가슴아래를묶어가슴을풍만하게보이기위해사용하는것이다. 당시견직물을베네치아나밀라노등이주산지였는데, 비단제품은값이매우비쌌다.

 성에있을때아름답고값비싼물건에관심이많았던공주는틀림없이이가슴끈에흥미를느낄것이다. 깊은산속에서살고있다고결코자유로운생활을하고있을리가없다. 아름다움에강한집착을보이고있는왕비는여자의허영심을자극하는도구에대해서잘알고있었다. 아직어린공주는유혹에간단히넘어올것이다.

 잡화를파는노파로변장한왕비는일곱개의산을넘어마침내난쟁이들의집에도착했다.왕비는문을두르리면서큰소리로외쳤다.

 "가슴끈사세요. 여자라면누구나좋아하는멋진가슴끈이에요."

 사람들이거의찾아오지않는산속에대체무슨일로왔을까. 백설공주는고개를갸웃거리며자리에서일어났다. 늘혼자집을지키고있던공주는사람들과의대화에굶주려있었다. 그리고가슴끈이라니... 호기심을느낀공주는상대를경계하지도않고서둘러문을열었다.

 그모습을본순간왕비의머리속은복잡한상념에사로잡혔다. 성에있을때와는비교도할수없는초라한옷을입고있었지만, 얼굴은아직도젊음으로빛나고있었다.

 그러나눈앞에있는이아이가바로남편의사랑을빼앗고자기의행복한나날을빼앗아간얄미운딸이라는생각이들자왕비의가슴에다시불같은증오심이끓어올랐다. 그리고빛나는이얼굴이왕비로서의자신의지위를, 아니자신의목숨을위협하고있다고생각이스쳐갔다.

 "어머, 귀여운아이구나. 어떤색깔이마음에드니? 그래, 이색깔이잘어울릴것같다. 내가묶어주마."

 왕비가그렇게말하자백설공주는아무런의심도하지않고왕비에게로다가갔다. 왕비는재빨리백설공주의가슴에끈을돌려뒤에서힘껏조였다. 끈을조이는순간문득모성애가느껴졌지만그것을떨쳐버리기위해두손에더욱힘을주었다. 백설공주는고통스런신음소리를내며그자리에힘없이쓰러졌다. 그것을확인한왕비는즉시모습을감추었다. 날이완전히어두워지자난쟁이들이집으로돌아왔다. 하지만문밖에서아무리소리를질러도대답이없었다. 무슨일인가하여문을열고안으로들어가보니백설공주가입구에쓰러져있었다.

 아무리몸을흔들고이름을불러도반응이없었다. 난쟁이들은급히공주의몸을살펴보았다. 가슴이끈으로강하게묶여있었다. 서둘러그것을풀어주자공주가숨을몰아쉬며정신을차렸다. 난쟁이들은탄성을지르고눈물을흘리며기뻐했다.

 그날일어난일을전해들은난쟁이들은기가막혔다.

 "세상에그럴수가. 그노파는왕비가틀림없어. 그건그렇고목숨을건져서다행이다. 앞으로는

누가찾아와도절대로문을열어주지말아라."

 난쟁이들은번갈아가며마치아버지가어린딸을타이르듯주의를주었다.

 한편, 왕비는새파랗게질린표정으로숨을헐떡이며성에도착했다. 확실하게일을처리했다는자신감이들었다. 있는힘을다해끈을조일때분명그런느낌이전해졌다. 이제공주는두번다시살아날수없을것이다. 왕비는뛰는가슴을진정시키며그렇게생각하였지만, 한편으로는불안감이가시지않았다.

 왕비는다시거울을꺼내들었다. 그리고기도하는듯한마음으로질문을던졌다.

 "거울아거울아,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누구니?"

 그러자거울이대답했다.

 "이곳에서는왕비님당신이가장아름다운사람이에요. 하지만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

은백설공주. 일곱개의산너머에살고있는백설공주예여."

 이럴수가. 확실하게처리했다고생각했는데공주가아직도살아있다니. 혹시마지막순간에딸에대한모성애가작용하여팔에서힘이빠져버린것은아니었을까?

 왕비는이번에야말로확실하게처리하겠다고결심했다.

 '어떻게해서든죽여야한다. 그렇지않으면내지위가위험하다. 아니, 목숨이위험하다.'

 왕비는독약을선택했다. 중세사회의서유럽에서독약은평범하게사용되던살인수단이었다. 성안에서도왕이나귀족이독살이자주발생했기때문에사람들은식사를하기전에시종에게먼저음식을먹여보게했다. 또한손님에게술을권할때에는주인이먼저술잔을비워독이없다는사실을손님에게확인시켰다.

 이곳저곳을수소문한끝에마침내즉효가있는독약을구한왕비는그것을달여멋진빗에바르고, 전과는다른모습으로분장하여성을빠져나왔다.

 일곱개의산을넘어난쟁이들의집에도착하자왕비는큰소리로외치기시작했다.

 "빗이에요. 아름답고멋진빗이있어요."

 "할머니, 그게뭐예여?"

 백설공주가절반쯤문을열고물었다.

 "빗이란다. 멋진빗을가져왔어. 한번구경해볼래?"

 "하지만아무도들여보내지말라고했어요."

 "잠깐이면되는데뭐, 자. 이렇게멋진빗은본적이없을걸."

 왕비는빗한개를꺼내보였다. 수없이박혀있는보석이햇빛을받아번쩍번쩍빛났다. 원래아름다운물건에는정신을차리지못하는공주였다. 구경만하는건괜찮을것이라는생각에공주는다시문을열어주었다.

 "어머, 예뻐라!"

 공주가황홀한눈빛으로빗을들여다보자왕비가나지막한목소리로속삭였다.

 "머리카락이정말아름답구나. 내가빗겨주마."

 왕비가공주의머리카락에빗을댄순간독이퍼지면서공주는그자리에쓰러졌다. 왕비는난쟁이들이돌아오기전에즉시그자리를떠났다.

 저녁늦게집으로돌아온난쟁이들은또바닥에쓰러져있는공주의모습을보았다. 정신없이몸을살펴보았지만이번에는가슴끈도보이지않았다. 마지막으로머리카락을살펴보니거기에눈에익지않은빗이끼워져있었다. 그것을뽑아내자공주는정신을차렸고, 난쟁이들은다시눈물을흘리며기뻐했다.

 그건그렇고두번씩이나그런일을당하다니얼마나어리석은소녀인가.

 난쟁이들은한숨을내쉬었다. 궁궐에서귀한공주로자랐기때문에사람을의심할줄모르며, 가난한생활을하다보니아름다운물건에굶주려있을것이다. 그마음을남자인난쟁이들도충분히이해할수있었지만, 그들이할수있는것은주의를주는것뿐이었다.

 "두번다시낯선사람을집에들여놓으면안된다. 이번에야말로목숨을잃게될거야. 그러니까조심해야돼. 알았지?"

 

 

 간신히성으로돌아온왕비는거칠게숨을몰아쉬었다. 이번에야말로틀림없이성공했을것이라고생각하면서도혹시나하는마음에다시거울을꺼내어질문을하였다. 그러자거울이이렇게대답했다.

 "이곳에서는왕비님당신이가장아름다운사람이에요. 하지만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백설공주. 일곱개의산너머에살고있는백설공주예요."

왕비는어이가없었다. 이제왕비에게는몇번을죽여도되살아나는끈질긴생명에대한증오심밖에없었다.

아무리죽여도되살아나는공주는악마일까. 생각해보면성에있었을때부터공주는악마였다. 왕과왕비사이에끼어들어왕비의행복을위협했던악마. 그때문에괴로워하는왕비의모습을보고도태연히미소를지어보였던악마. 악마가틀림없었다.

 왕비의마음에약간이나마남아있던딸에대한연민도이제는완전히사라져버렸다.

 '어떻게해서든죽여야돼. 설사내가목숨을잃는다해도반드시...'

그렇다. 사과에독을묻히면된다. 공주는사과를좋아했다. 사과를보면틀림없이먹고싶어견딜수없을것이다. 그런산속에맛있는사과가있을리없다.

 즉시사과를구해한쪽에독을바른왕비는또다른변장을하고일곱개의산을넘어난쟁이들의집을찾아갔다. 그리고문을두르리며큰소리로외쳤다.

 "사과예여. 사과. 엄청나게맛있는사과예여."

 "모르는사람한테서는절대물건을사지말라고했어요."

 백설공주는문을절반쯤열고그틈으로밖을내다보며말했다.

 "그래. 문은열지않아도된다. 어차피집으로돌아가려던참이었는데. 팔다남은것이니까네게

선물로주마. 네가너무예뻐서주는선물이야."

 그렇게말하고서왕비는문틈으로사과를내밀었다. 백설공주가뒷걸음질을쳤다.

 "독이라도묻어있을것같아서그러니? 알았다. 그렇게믿지못하겠다면내가절반을먹어보마."

 왕비는사과를절반으로쪼개어한쪽을공주에게건네주고나머지한쪽을먹어보였다.

 맛있게먹는왕비의모습을본백설공주는더이상참지못하고사과를입으로가져갔다. 그리고

한입베어무는순간. 나지막한신음소리를내뱉으며그자리에쓰러졌다.

 "이번에는지난번과는비교도할수없는맹독이야. 설마또살아날리는없겠지."

왕비는재빨리그곳을떠났다.

서둘러성으로돌아온왕비가거울을꺼내어질문을하자거울은이렇게대답했다.

 "그건왕비님당신이예요.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사람은왕비님..."

왕비는힘없이의자에주저앉았다.

마침내해냈다. 마친내백설공주를죽인것이다. 아무리죽여도되살아났던그악마가이제이세상에서영원히사라졌다.

왕비는왕과의평화로운나날을되찾았다. 왕의팔에안겨있을때문득백설공주의귀여운얼굴이머리속에되살아나기도했지만. 그때마다고개를흔들어그런생각을떨쳐버렸다.

그후에도죄의식이왕비를괴롭힐때마다왕비는스스로이렇게타일렀다.

 "그때죽이지않았으면내가죽었을거야."

  

그날자녁. 여느때처럼집으로돌아온난쟁이들은또바닥에쓰러져있는백설공주의모습을보고깜짝놀랐다. 역시온몸을뒤져보았지만아무것도발견할수가없었다. 옷을벗기고물과포도주로몸을씻어주었다. 그러나아무런효과도일어나지않았다.

난쟁이들은소리내어통곡했다. 얼마나어리석은소녀인가. 두번도아니고세번씩이나당하다니. 그렇게주의를주었건만.... 난쟁이들은사흘밤낮을시체옆에서눈물을흘리면서백설공주의이름을불렀지만공주는깨어나지않았다.

공주의얼굴은마치잠이든것같았다. 뺨에는여전히홍조가감돌고있었고피부도깨끗하고매끄러웠다.

난쟁이들은장작을쌓아공주의시체를화장할까생각했지만선뜻결심이서지않았다.

 "그래. 유리관에넣기로하자."

난쟁이들중한명이그런제안을했다. 당시에유리는매우값비싼고급품이었다. 유리자체는고대부터존재했지만장식품이나글라스같은작은물건뿐이었고. 교회나성당의창문에사용하는판유리는중세말기에야간신히제조되었다. 프로이센에서는숲속의나무들을태워만든탄산칼륨을용매제로삼아유리를제조했는데. 난쟁이들도숲속에서그방식을이용하여공주를넣을유리관을만들었다.

공주를유리관안에눕힌난쟁이들은황금으로이름을쓴다음그녀가왕실의공주라는사실을기록했다. 그리고한명씩돌아가며그옆에서밤을새웠다.

그러자새들이날아왔다. 숲을대표하는올빼미. 까마귀. 산비둘기들이었다. 당시사람들은사후의영혼이새에게인도되어신에게로날아간다고믿고있었기때문에난쟁이들은새들을환영했다.

유리관에넣어진뒤에도공주는마치살아있는것같았다. 장밋빛의뺨. 백옥처럼생기있는피주. 새까만머리카락... 그러나이아름다운육체도언제가는부식되어악취를풍기는추악한물건으로변할것이다.

그런생각을하자난쟁이들은슬퍼서견딜수가없었다. 지금까지와마찬가지로생활은해나갔지만일을끝내고집으로돌아와도맞이해줄사람이없어허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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